미서부 기준 오늘은 7월 1일이다.
한국 시간으로 7월 1일인 것을 어제 보고서 너무 놀랐다. 6월도 놀랐지만.. 7과 1이라는 숫자가 이전보다 더 크게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2020년 상반기의 마감. 그리고 하반기의 첫날. 진짜 여름의 첫날.
책에 대한 욕심은 많다.
교보문고 같이 대형 서점에 가면 그렇게 숨통이 트이고 편안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업무 시간에 -자주는 아니고- 종종 내려가서 산책을 할 수밖에 없었을 정도로ㅋㅋ) 그런데도 책이란 것이 참.. 한 번 붙들고 읽기 시작하면 시간이 훌쩍 가는데 엉덩이를 붙이고 앉기 까지가 나에게는 힘들었다. 그래서 새해부터 하루에 최소 책 15분을 읽기로 결심했고 놀랍지도 않게 (2020년 첫 번째 책을 약 2주 안에 읽고) 1월 중반까지만 실천을 했으며 언제부터 그만뒀는지 인지도 못할 정도로 스르르 중단되었다. 그래서 아래 책을 읽은 시점을 보면 2월, 3월은 책에 손도 못 댄 것을 알 수 있다. 연약한 나의 의지에 실망은 잠시.. 그래도 스스로 위로, 혹은 변명은 해보자면 2월 말 한국에 코로나 확진자 수가 100명을 찍고 사태가 심각해지자 먼저 미국에 들어온 오빠도 걱정을 하고 혹시나 미국에서 한국발 비행기를 입국 금지시킬까 봐서 그렇게 정말 갑작스럽게 만 하루도 안 되는 시간 내에 출국 결정을 하고 부랴부랴 짐을 싸고 한국을 떠나왔다. (결국 입국 금지는 없어서 다행이었다.)
https://blog.naver.com/moongqi/221817479855
https://blog.naver.com/moongqi/221819863743
2월 말 미국 입국과 적응하느라 바빴던 날들
미국 와서는 시차 적응에.. 미국 생활 적응을 위한 소셜 시큐리티 발급, 전화 개통, 운전면허 필기(실기는 미국도 COVID-19이 심각해지면서 모든 것이 중단 및 자가 격리가 시작되었다.) 등.. 을 했다.
+ 3월 초 COVID-19가 아주 심각해 지기 전 잠깐씩 짧은 가족 여행도 다녀오며 조금씩 미국 생활에 적응을 하는데 집중을 했다. (?)
https://blog.naver.com/moongqi/221828740711
https://blog.naver.com/moongqi/221831813736
https://blog.naver.com/moongqi/221851550118
실은.. 왜 고작 5권 밖에 읽지 못했는지에 대한 구구절절한 변명
위에 했던 모든 이야기는 사실 2020년 새해 목표 중 하나가 "책 50권 읽기"인 내가, 2020년의 반이 지나버린 이 시점에 왜 고작 5권 밖에 읽지 못했는지에 대한 구구절절한 변명이었다. 그래서 앞으로 남은 목표는 45권이고 남은 시간은 6개월. 45/6 = 한 달에 7-8권의 책을 읽어야 한다. 권수만 보면 헉 하는 숫자지만 왠지 가능할 것 같은 기분이다. 언제나 초반 열정이 넘치는 나..
(마법의 단어라는..) 아무튼.
상반기 5권에 대한 반성과 함께 정리가 없는 독서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 간단하게라도 정리해보는 나의 독서후기.
[2020년 상반기 동안 읽은 책]
1. Douglas Kennedy 더글라스 케네디 - <리빙 더 월드> Leaving the world
- 한줄평 : 인생의 바닥 대리 경험으로 마음의 근육 키우기
- 독서 시기 : 1월 (기간 : 약 2주)
- 개인 만족도/ 네이버 네티즌 평점 : 7/10점 / 7.57/10점
: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 픽쳐>를 보고 잠시도 놓을 수 없는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소설 속 등장하는 잡학다식한 지식과 책 제목들이 아주 다른 장르의 책들까지 궁금하도록 만드는 것을 보면서 더글라스 케네디 작가의 팬이 되었다. 그래서 서점에서 더글라스 케네디 작품 중 눈에 띄는 제목들의 책을 후기, 스토리도 안 보고 믿고 사뒀고 뒤늦게 책장을 펼치게 된 책. 책의 중반부를 넘어서까지 주인공 제인의 인생에 고난이 끊어지지 않고 바닥도 모자라 지하를 파고 내려가길래 이게 도대체 뭔가 싶었지만 나중에 책 소개를 보니 그럴만했다.
위기와 불행 속에서도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
《빅 픽처》의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가 전하는 치유와 화해의 메시지 『리빙 더 월드』. 인생에 끊임없이 밀어닥치는 위기와 불행을 어떻게 치유하고 극복해낼 것인지를 다룬 힐링 소설이다. 평생 따라다니는 불행으로 인해 세상을 떠나기로 결심한 제인, 남편이 언젠가 돌아올 거라는 기대로 평생을 산 엄마, 아버지에게 쫓겨난 이후 이기적이고 자유분방하게 살아가며 책임감을 상실한 테오 등 계속되는 고통과 절망에 맞서 삶과 화해를 이루고자 하는 인물들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열세 살 생일, 부모의 다툼을 보며 나중에 결혼하지도 않고 아기도 갖지 않겠다고 선언한 제인 하워드. 이후 부모의 이혼, 첫사랑의 배신, 대학원 시절 사랑한 교수의 죽음 등 불행이 꼬리를 물고 제인을 찾아온다.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교수생활을 시작한 제인은 매력적이지만 위험한 남자 테오를 만나고, 딸 에밀리가 태어난다. 하지만 테오의 사기행각으로 위기가 다시 시작되고, 에밀리를 교통사고로 잃으면서 제인은 회복불능의 상황으로 치닫게 되는데….
예전에 회사에서 소설가 김영하 님의 ' 우리가 책을 읽는 진짜 이유'라는 강연에서 책을 통해 우리는 간접 경험을 할 수 있고, 그런 간접 경험을 통해 실제 삶에서 유사한 상황이 닥쳤을 때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라는 이야기(물론 토시는 다르지만 내가 기억하고 있는 내용)가 공감이 가고 인상적이었다. <리빙 더 월드>를 읽으면서 가슴이 답답하고 화가 나서 내가 왜 이 책을 골랐을까, 왜 이런 내용을 보며 같이 감정 소모를 해야 하나 생각이 들었지만 그때 김영하 작가님의 강연 내용이 떠올랐다. 역시나 주인공 제인이 그 어려움들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나도 그 함께 힘들어했던 마음이 해소되면서 한 겹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마음의 근육이 조금 키워진 느낌. 이 책을 다른 사람에 추천할지는 의문이지만 여전히 더글라스 케네디의 문체는 마음에 들었고 사둔 다른 책도 얼른 읽어보고 싶다.
2. 황호봉 - 해외주식 투자의 정석
- 한줄평 : 해외주식 개념 맛보기와 포트폴리오 구성 전략
- 독서 시기 : 4월 (기간 : 2일)
- 개인 만족도/ 네이버 네티즌 평점 : 8.5/10점 / 9.86/10점
: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네이버에서 평점이 아주 좋다. 9.86/10점을 자랑하는 책. 교보문고 인터넷 서점에서 전자책 무료 대여 서비스가 있어서 호기심에 어플을 다운로드하였다가 본 책. 당시 3-4월 미국이 COVID-19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주식에 투자해야 할 때라는 생각에 미국 주식에 관심을 가지던 때라 한 번 읽어봤다. 아무래도 전자책 기기로 읽는 것도 아니고 휴대폰으로 보기에는 어른거리는 화면이 눈에 무리가 갈 것 같았고, 기존 책의 종이 넘기는 소리, 냄새, 촉감을 좋아하는 나라서 큰 기대는 없었는데 휴대폰으로 보는 것도 많이 나쁘지 않았다. 종이책보다 좋은 점은 폰트 크기 설정은 물론이요, 읽으면서 페이지 하단에 페이지 수 대신 내가 전체 책의 몇 퍼센트나 읽었는지가 표시된다는 것. 이 부분이 오히려 책을 쭉쭉 읽어 나가는데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나를 격려해주는 느낌 ㅋㅋ) 이틀 안에 다 읽을 만큼 편하게 읽혔다. 가장 공감이 되고 기억하고 싶은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 부분적으로 캡처했다.
3. George H. Ross 조지 로스 - <트럼프처럼 협상하라> Trump style Negotiation
- 한줄평 : 협상에 개념의 전환과 미국집, 차를 사기 전 읽어봐도 좋을 구체적인 전략 소개
- 독서 시기 : 5월 (기간 : 2주)
- 개인 만족도/ Yes24 네티즌 평점 : 8.5/10점 / 8.5/10점(절판되어 네이버 평점 없음.)
http://www.yes24.com/Product/Goods/2989173?pid=123482&cosemkid=nc14913576368992759
: 이 책은 트럼프의 담당 변호사이자 조언가, 협상가였던 조지 로스가 쓴 책이다. 한국에서 회사를 다닐 때 구매일을 했기 때문에 '협상' 자체에 관심이 있었고, 오빠 책장에 협상 관련 책들이 꽤 있는데 이 책을 살짝 훑어보니 협의 이론뿐 아니라 본인이 일을 하며 있었던 에피소드들이 적절히 섞여 있어 더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었다.
트럼프를 나는 뛰어난 사업가이자 전략가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실제로 저자는 30년 간 트럼프와 함께 일하면서 트럼프가 인간적인 면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비지니스 상대방과 관계를 맺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다고 이야기한다. 트럼프는 사업 관련하여 중국을 알기 위해 중국 관련 서적을 엄청나게 읽었고, 본인 읽은 중국 관련 책 중 인상 깊게 읽은 20권의 책을 추천할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 놀라웠고 한 편으로는 존경스러웠기 때문이다. 어떤 분야든 한 분야에 20권의 책을 읽기조차 쉽지 않은데 사업, 방송을 하며 바쁜 사람이 그렇게 많은 책을 읽는 노력이 있다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어떨지 몰라도 나에게는 충격적이었다.
https://latimesblogs.latimes.com/washington/2011/05/donald-trump-i-understand-the-chinese-mind.html
일상생활에서 협상이 빠지는 부분은 거의 없다. 크게는 국제 관계에서, 비지니스 협상, 작게는 집, 차를 구매하는 것. 그리고 인간관계에서까지. 모두가 협상이라고 볼 수 있다. 얼마 전에 차를 산 나로서는 협상 관련 책을 읽으면서 후회가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 차를 사러 가기 직전에 이 책을 다 읽었으면 좋았을걸.. 뿐만 아니라 구매자로써 내가 했던 협상 미팅들도 생각나면서 내가 상대방의 협상 전략에 어떻게 넘어갔는지도 떠올라 부끄러웠다. (ㅎㅎ)
구매일을 하면서 회사에서 배운 여러 가지 협상 팁이 있어서 반갑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읽기 전과 후의 협상의 개념에 있어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 책을 읽기 전에는 협상이란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에게서 뺏어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내가 구매자의 입장에서 비지니스 미팅 시 제품의 가격협상을 한다고 가정 할 때, 상대방이 원하는 것은 최대한 높은 가격일테고 내가 원하는 것은 최대한 낮은 가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서는 나뿐 아니라 상대방도 만족하는 협상을 해야만 이 비지니스 관계가 길게 가고 인간적 관계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또한 나에게는 신선한 인사이트였다. 실제로도 구매자로써 협상 시를 떠올려보면 가격뿐 아니라, 분명히 품질과 납기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주어진 예산 내에서 그 모든 것들이 빠지지 않게 모든 것이 협상 카드가 되기 때문에 분명 양측 다 만족하는 거래는 가능하다. 협상은 나의 승리가 전부가 아니며, 협상을 성공적으로 성사시키려면 신뢰, 교감, (상대방과 나 모두의) 만족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것!
이 책은 비록 미국에서는 2006년(트럼프가 <Apprentice>에서 You're fired!로 유명세와 인기를 한창 얻을 때), 한국에서는 2008년 발간된 아주 오래된 책이지만 협상에 대한 개념과 전략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쯤은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트럼프와의 사업 건들의 상세한 에피소드들도 정말 흥미롭다. 기억하고 싶어서 포스트잍을 붙여 놓은 부분은 많지만 그중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 두 곳만 옮겨본다.
[지프의 '최소 노력의 원칙']
... 트럼프의 팀은 협상을 하는 동안 적절한 시기가 되면 사람들을 위해서 사안들을 단순화시킨다. 트럼프는 철저한 준비를 통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바로 본론에 들어가게 하는 최선의 방법을 안다.
예를 들어, 트럼프는 투자자를 모집할 때, 그의 재정 담당자들에게 다양한 시나리오를 활용하여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계산해보게 한다. 그리고 그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계획을 골라서 그것을 투자자들을 위한 기본적인 요약 자료로 활용한다. 그리고 그 페이지 하단에 대문자로, "당신의 투자 이익 : 연 20%'라고 쓴다. 이것은 도널드만의 독특한 손글씨로 작성된 것이기 때문에, 서류를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세부 사항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20%라는 글자에만 초점을 맞춘다. 세부 사항들이 지나치게 많으면 "이 거래는 너무 복잡하군."이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어서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트럼프는 직관적으로 알고 있다.
지프의 원칙은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최종 결과에만 관심을 가진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러므로 가능한 한 신속하게 그들 앞에 최종 결과를 제시하라. ...
[협상 속도의 주도권을 쥐는 세 가지 방법]
1. 상대방의 어떤 제한도 그 자리에서 즉시 받아들이지 말라 : 제안을 받아들이기에 앞서 잠시 보류하라. 만족감은 양측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하라.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무언가를 너무 쉽게 손에 넣으면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 ...
2. 불분명한 태도를 취하라 : 결정의 순간은 미루면서 내가 명명한 시간 투자의 원칙을 최대로 활용하라. 간단히 말해 거래에서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수록 사람들은 그 거래로부터 발을 뺄 확률이 낮아진다. 시간을 많이 투자하면 거래를 성사시키려는 욕구가 강해지기 때문이다. ...
3. 성급한 협상은 금물이다 : 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거래를 서두르다 보면 어느 한편이 상대방보다 불리해지기 마련이다. ... 뚜렷한 대안이 없어 협상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면, 상대방보다 더 많은 준비를 하고 더 많은 사실을 아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것은 성급함에서 오는 여러 불안 요인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
4. Kassia St Clair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 - <The Secret Lives of Colour : 컬러의 말, 모든 색에는 이름이 있다.>
- 한줄평 : 얕지만 컬러에 대한 에피소드 총 집합체. (p.s. 모비 딕을 읽어봐야겠다.)
- 독서 시기 : 6월 (기간 : 약 10일)
- 개인 만족도/ 네이버 네티즌 평점 : 7.5/10점 / 4/10점
https://book.naver.com/bookdb/review.nhn?bid=13650326
: 소중한 나의 친구가 내가 좋아할 것 같다며 선물해 준 책이었다. 19년 10월 말에 받았으니 11월 최초 이민 오기 직전에 이민 선물로 받아왔다. 읽으려고 펼쳤는데 사랑이 담긴 엽서가 있어서 가슴 뭉클해하며 시작한 책. 미술 전공이라 색의 이름들을 알다 보니 더 재미있게 읽은 것은 사실이다. 수채화로 입시 준비를 해서 수채화 파렛트에서 컬러 이름을 외우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색에 대한 상상과 이입이 덜 될 것 같기도 하다. 색상을 크게 계열 별로 화이트, 노랑, 오렌지, 핑크, 레드, 보라, 블루, 그린, 브라운, 블랙으로 분류하여 서문이 있고, 각 세부 컬러 별 역사, 제조법, 안료의 수급과 무역, 정치 등 에피소드들을 다루고 있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고흐, 폴 세잔, 렘브란트, 데이비드 호크니가 특정 색상을 어떻게 정의했고 어떤 색상을 선호했는지 등도 간단하게 등장한다. 확실이 이전에 읽었던 책들보다 읽는 동안 시간이 빨리 흘러서 놀랐다. 이곳저곳에서 컬러에 대한 이야기는 다 모아놓아 독자들로 하여금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모아준 것은 장점이지만 그만큼 이야기가 얕긴 하다. 그래도 나는 흥미롭게 읽었다.
하양 계열
'이렇듯 감미롭고 명예롭고 숭고한 것들이 전부 거듭해서 흰색과 관련되는데도 불구하고 이색의 가장 깊은 관념 속에는 파악하기 어려운 뭔가가 도사려서, 두려움을 자아내는 피의 붉은색보다 더 많은 공포를 영혼에 안겨준다.' 허먼 멜빌의 작품 <모비 딕> 42장의 구절이다. '고래의 흰색'이라는 제목을 붙인 장에서 그는 흰색의 골치 아프고 이분법적인 상징성에 대해 참된 훈계를 늘어놓는다. 빛과 얽힌 탓에 흰색은 인간의 심리에 대해 주로 신성한 대상에 대한 이미지로 깊이 뿌리내리고 있으니, 경외와 공포를 함께 불러일으킬 수 있다. ... <색층분석>의 저자 데이비드 바츨러는 오롯이 흰색으로 장식된 부유한 미술 수집가의 집에 찾아간 과정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흰색보다 더 흰색이 있다. 거기에서 본 흰색이 그랬다. 열등한 모든 것, 그러니까 거의 모든 사물을 튕겨내는 색이다. 공격적인 흰색 말이다.' 책에서 뒤이어 지적하는 것처럼 흰색의 색조는 문제가 아니다. 다만 '순수함' 처럼 압제적인 딱지가 따라다니는 추상성이 문제다.
오렌지 계열
... 1935년 건축가 어빙 모로는 샌프란시스코와 마린 카운티를 연결하는 금문교의 색깔로 오늘날 GGB 인터내셔널 오렌지라 일컫는, 약간 녹이 슨 색조의 오렌지를 골랐다. 주변의 산봉우리와는 잘 어울리지만 바다와 하늘과는 대조를 이뤄 두드러져 보일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오렌지는 종종 패션의 세계에서도 눈에 확 들어온다. 헬렌 드라이든의 대담한 아르데코풍의 <보그> 표지 삽화에는 오렌지가 1920년대 패션의 고정 컬러로 등장했고,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사이에도 잠시 유행을 탔다. 하지만 이 모두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명품 상표인 에르메스의 상징 컬러로 자리 잡는 방편이었을 뿐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 에르메스의 포장은 크림색이었다. 전쟁 탓으로 물자가 고갈되어 머스터드로 바꿨다가 어쩔 수 없이 마지막으로 남은 오렌지색 판지를 썼다.
5. 6월 말-7월 1일/ 아리카와 마유미 - <서른에서 멈추는 여자, 서른부터 성장하는 여자>
- 한줄평 : 20대 후반의 미혼 직장인 여성이 읽으면 가장 좋을 타이밍의 직장 및 인생 조언
- 독서 시기 : 6월 (기간 : 약 10일)
- 개인 만족도/ 네이버 네티즌 평점 : 8.5/10점 / 7.36/10점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6665844
: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지금 하는 일을 계속하는 것이 맞는지, 그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지.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새로운 것들에 도전해보고 싶었만 월급이 주는 경제적 안정감을 버리고 싶지 않았고, 내가 어떤 회사를 다닌다는 소속감과 타이틀을 버리고 싶지 않았다. 심지어 결혼 적령기의 시기에 이 모든 것을 내던지고 온실 밖으로 나가기에는 너무 불안하고 두려웠다. 사실 상 미혼 여성으로서 회사를 다니면서 했던 고민이 요즘 내가 하고 있는 고민과 다르지 않다. 차이점이 있다면 그때는 미혼이었고 회사를 다니고 있었고, 지금은 결혼을 했으며 백수라는 점. 결혼을 한 지금 백수로 있으면서도 무언가 내 일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어떤 분야일지는 몰라도 '내 일', 내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늘 있었다. 이 책의 소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그녀들은 왜 나이가 들수록 더 잘 나갈까?" 나이가 들수록 더 잘 나가고 싶은 나 같은 사람을 저격한 copywrite이다. 자기 계발서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분명 가끔 읽으면 자극이 된다. 2011년에 한국 발간된 책인데 (경제와 문화적으로 우리나라보다 통상적으로 10년을 앞서 간다고 말하는) 일본 책이라 그런지 신기하게도 지금 읽어도 괴리감이 하나도 없다.
회사를 다니면서는 38년 간 직장생활을 하시면서 양심에 단 한순간도 거리낌이 없다고 말씀하신 아빠와는 나는 다르다. 아빠는 양심적으로, 도덕적으로 어긋나는 나쁜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말도 되지만 그만큼 모든 순간의 업무를 성실한 태도로 임하셨다는 말도 된다. 나는 입사 후 '지원한 서울 사무실 대신 지방 본사로 발령이 되는 바람에'라는 핑계도 있고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라는 핑계도 있었지만 회사를 다니며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했는가 묻는다면 아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내가 하는 모든 일에 호기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했다면 자주 해 본 일이 아니어도 빠삭하게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았다. 내가 하던 해외송금 방식이 T/T(Telegraphic Transfer)였다는 점을 고려해도, 5년 5개월 간 구매일을 한 사람으로서 D/A(document against acceptance), L/C(Letter of Credit)를 오빠에게 설명해주는데 두리뭉실하게 밖에 설명 못해주는 게 아쉬웠다. 내가 이 시점에 직접 사업을 한다고 해도 "아, 이 부분은 내가 회사에서 해본 일이라 자신 있어!"라고 할만한 부분이 하나 없다는 게 아쉬웠다. 내가 전공을 한 시각디자인 관련한 분야도 물론 동일하다. 이 책에서는 지금 여러 가지 고민을 가지고 있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여성이 어떤 태도로 회사 생활을 해야 하는지, 인간관계를 맺어 나가야 하는지 가이드를 해주고 있다. 모든 가이드마다 공감할 수 있었고 내가 직장 생활할 때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고 반성하게 되었다. 저자의 실제 경험 자체가 직장인 여성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아주 다양한 직무 경험은 다르게 말하면 전문성이 없다고도 볼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의 적극적인 태도가 그 인생을 바꿨다. 어느 날, 어떤 책을 보고 본인도 책을 쓸 수 있겠다 생각하여 바로 기획서를 작성했고 기존 책을 패러디하여 제목을 짓고 그렇게 작가가 됐다. 찔리고, 공감 갔던 부분들 조금(?) 옮겨본다. 나중에 다시 볼 나를 위해서도..!
... 30대에는 자기만의 실력을 갖추기 위해 본격적으로, 이제가지와는 다른 차원의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그래야만 그다음에 우아하고 성숙한 40대, 50대의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른 전후에 자신이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으냐', '어떤 선택을 하느냐', '어떤 행동을 취하느냐'가 중요합니다. ...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책임감이 가슴을 짓누르기도 하고, 실수가 더 이상 용납되지 않아 막다른 곳에 몰린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결혼이나 출산을 진지하게 생각해보기도 하겠죠. ...이 책을 읽고 나서 "그렇구나. 이런 사람이 서른부터 성장할 수 있구나.", "이런 행동을 하다가는 서른에 끝나버리는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자신만의 답을 찾아내길 바랍니다.
-<서른에서 멈추는 여자, 서른부터 성장하는 여자> 프롤로그
기회는 생각을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에게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가전회사 총무부에서 다른 부서로 옮기고 싶어 새로운 강의를 듣고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부서로 이동 및 새로운 업무를 확장해 나간 40대 중반 여성 심리 상담사의 이야기)... 그녀는 이런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그 즉시 그것을 실행에 옮겼고, 그리하여 어떤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것을 할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기회를 스스로 끌어당긴 것이지요. ... 그들은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의 바람을 말하고 행동합니다. 어떤 일을 할 필요를 느꼈을 때 그것을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말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분명 그것에 대한 정보나 필요한 사람들이 하나둘씩 찾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언제나 새롭게 실력을 쌓고, 할 일을 먼저 찾아 미리 준비하는 일상을 보냅시다. 그리고 '이거다'싶은 생각이 들면 즉시 뛰어들어야 합니다. ...
- 1. 왜 서른부터 모든 게 달라질까 > 서른부터는 이런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어쩌면 진정한 '나다움'을 평생 알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미리 결정지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심지어 노년에도, 이미 스스로를 잘 안다고 생각하고 있는 순간에도, 느닷없이 새로운 '나'가 나타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기만의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은 어떻게 그렇게 되는 것이 가능했을까요.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사람들은 '나다움'이라는 것이 원래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면서 찾아가는 것.
- 2. 그녀들은 왜 나이가 들수록 더 멋있을까? > 모두에게 예쁜 사람,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는 사람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어'라며 항상 말만 하고 좀처럼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목표가 막연하고 과도한 데다가 이리저리 쉽게 바뀐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난데..?ㅠㅠ) ... 목표와 야망을 굳이 구분하자면, 지금 시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은 '목표'이며 지금 당장은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이 '야망'입니다. ... 장기적으로 내 안의 야망을 염두에 두고, 2~3년 사이에 그 목표를 하나 확실하게 실현해 나간다는 것.
- 2. 그녀들은 왜 나이가 들수록 더 멋있을까? > 그녀들에게 10년 후의 꿈같은 건 없다
'일류'라고 불리는 것을 경험하게 되면 그 사람의 폭이 넓어지게 됩니다. 일류 호텔, 일류 요리, 일류 예술과 접촉하는 것은 그런 점에서 중요합니다. 그것 자체가 '최고의 것'이니까 가져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일류를 경험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좋은 자극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중에서 가장 큰 자극은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의 일류와 만나는 것입니다.
- 2. 그녀들은 왜 나이가 들수록 더 멋있을까? > 아직 보지 못한 세계로 가고 싶은 사람
이 책을 읽으며 "서른에서 멈추는 여자" 쪽에 내가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당장 단기의 목표를 정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인드 맵을 그려서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부러워하고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 사람을 관찰하고 그 사람에 가깝게 되려면 단기적으로 어떤 목표를 세워야 하는지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목표하는 바를 이룬 나를 상상 속에서 그려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을 읽을수록 바보가 된다고 한 것은 이렇게 가르침만 따라 하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경우를 이른 것입니다. 독서의 무용론을 이야기했지만, 사실 책을 읽는 것은 자신의 머리로 사고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일입니다. ... (1년에 책 100권 읽기를 목표로 하는 사람의 이야기 : 독서량 자체는 대단하지만 그가 읽는 책의 목록을 보면 결이 없음. 이 사람이 무슨 이유로 이 책을 읽는지가 보이지 않으면 깊이 있는 독서가 불가능하며 그 사람을 책을 읽는다고 해서 통찰력이 커질 수 없음.)
- 4. 그녀들이 일하는 법은 다르다.
'이거 나한테 하는 이야기 아니야?' 싶을 만큼 찔리는 이야기. 내가 책을 많이 읽음으로 얻고 싶은 목표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과 통찰력을 키우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간단하게라도 독후감을 쓰려고 하고 책이 책을 더 보고 싶게 만드는 연결 고리가 되길 바란다. <컬러의 말>을 읽고 <모비 딕>이 읽고 싶어 진 것처럼. 지금의 나보다 조금 더 깊고 넓은 내가 되기를! 우연히 책장에서 집어 들었지만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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