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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 to motherhood/난임 일기

난임 일기1) 미국에서 난임 병원 상담을 가다.



미국 내 난임 병원 결정


2022년 2월 9일.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남편과 함께 난임 병원 상담을 갔다.

의사는 오빠 지인 분께 소개받은 분인데 엄청나게 큰 병원 체인의 대표 원장님이시고, 이 분한테 한 분들은 모두 처음에 바로 성공하셔서 높은 성공률을 보이신다며 자신 있게 소개해주셨다고 했다.

너무나도 파란 눈의 백인 의사 분이라 이미 마음속 깊은 곳에 거부감과 두려움이 있었는데, 영어로 전문 용어들을 알아듣기에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에 배란(ovulation), 난소(ovary), 정자(sperm), 배아(embryo) 등의 용어들을 구글링 해봤다. 그리고 해보길 정말 잘했다.






미국 난임 병원 첫 상담


11시 예약이라 10시 반까지 도착했다. 병원 내에서는 꼭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어야 한다는 안내 메일도 받았고, 한국처럼 병원 입장 시 체온 체크하는 기계도 있었다. 미국 병원은 대체적으로 그냥 사무실 같은 느낌인데(한국 병원처럼 대리석 이런 거 잘 본 적 없음.) 여기는 대리석 번쩍번쩍에 뷰도 좋고 자개 같은(?) 걸로 만든 샹들리에 비슷한 조명까지 있었다.ㅋㅋ 생각 보다 아주 병원이 화려해서.. 대체 돈을 얼마나 끌어 모으는 걸까..... 생각도 잠시. 정신 차리고 데스크에 체크인을 하면 신분증과 보험 카드를 달라고 하신다.

필요한 서류들은 대부분 이 메일 링크를 통해 확인 및 서명을 하기 때문에 특별히 할 것은 없었다. COVID-19, 오미크론이 병원에서 감염되더라도 병원은 어떠한 책임도 없으며 이 위험을 인지하고 있다는 내용의 서류에도 서명을 해야 했다.

병원 로비에서 기다리다 보면 직접 의사 분께서 직접 대기실 쪽으로 나와서 이름을 불러 주시는데 복도가 꽤 긴데 복도 끝내 개인 사무실이 위치해 있어서 매번 왔다 갔다 하기 힘드시겠다는 쓸데없는 생각도 해봤다.


- 원장님과의 상담

앉아서 아래 질문들을 쭉 하시고 우리가 사이클에 진입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차트에 적으셨다.
- 임신 시도를 1년 이상 했는지/ 어느 기간 동안 노력 했는지
- 몇 명의 아이를 원하는지
- 선호하는 성별이 있는지(이때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시험관을 할 때는 성별을 고를 수 있는지 몰라서 상관없다고 했다.)
- 마지막 생리가 언제인지/ 생리는 규칙적인지
- 혹시 산전 검사/ 남편 정자 검사는 했는지
- 특별한 병이나 복용하는 약이 있는지
- 약 관련 알레르기가 있는지
- 나의 키/ 몸무게

그러고 나선 피피티 화면과 함께 인공 수정/ 시험관 관련 간단한 프로세스 설명해 주셨다. 과배란 약에는 먹는 약(Clomid)과 주사제가 있는데 약은 10% 정도 늘어나고 주사는 20-25%로 늘어난다고 주사가 더 빨라서 주사 요법을 추천을 한다고도 하셨다.





진료실을 나서서 초음파 실로 안내를 받고, 키와 몸무게를 다시 정확히 잰 다음, 질 초음파를 하러 갔다.

난소와 난포의 개수, 자궁 크기 등을 확인했고 자궁 크기도 좋고 별 다른 이상은 없다고 했다.

(약간 충격인 건 남편도 초음파를 같이 볼 때 내 다리가 보이는 쪽으로 남편이 넘어오도록 해서 좀 민망했다.. 역시 미국^^)

이후 별도의 작은 상담실 같은 곳으로 안내받았고, 우리의 담당 간호사 Rachel을 만났다. 더 구체적인 과정 설명(어떤 검사 항목이 필요한지, 어떤 영양제를 챙겨 먹어야 하며, 또 다른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과 간단한 서류를 작성했다. 그리고 몇 가지 서류와 체크 리스트를 더 받았다.


[Insemination Checklist]

- Infectious Diseases(ID) 감염 가능성이 있는 질병 : 피 검사 결과지 필요
- Hysterosalpingogram(HSG) 나팔관 조영술 : to be done between cucle day 7 to 10 of your cycle(생리일 + 7-10일 사이에 검사 필요), 첫 생리일에 간호사에게 전화하면 Radiology department 방사선과에 예약을 해준다고 함.)
- Semen analysis(for male partner) 정액 분석 : 관계한 지 2일 이상 5일 이내여야 검사가 가능하여, 이 병원에 별도로 예약 완료.
- Genetic test(recommendation only)
- (오빠가 별 거 아닌데 정말 쓸데없는 이야기를 해서 내 경우에만 해당) IVF-시험관-시술을 해도 상관없다는 내용의 미국 내 심장전문의의 소견서

우리의 담당 간호사가 나가고 별도의 financial consultant가 들어와서 구체적 금액 안내를 해주고 첫 초음파 진료비 $350을 결제했다. 만약 이 병원 해서 시술을 진행하게 된다면 350 불를 제외한 나머지 시술비를 결제하면 된다고 했다.






미국 내 난임 시술 견적


인공 수정은 약 $1,200(상담이 약 10개월 전이었고 내 기억에 의존한 거라 정확하지 않음) 정도 됐던 것 같고, 시험관 시술은 1 cycle에 약 3만 불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물론 사람마다 사용하는 약의 종류나 양이 다를 테니 편차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약, 주사값만 $7-8,000.

임신 후 적용되는 약과 주사는 별개이므로 딱 임신하는 데까지의 견적은 약 3만 불이다.






난임 병원 상담 후 이야기

한국에서도 친구가 나보다 살짝 빠르게 인공수정 과정을 진행 중이라 가격을 들어보니 현타가 왔다.

한국은 인공수정이 30-50만 원이라고 해서 '아, 재작년에 한국에 오빠랑 같이 있을 때 할걸 그랬나?' 후회가 밀려왔다. 그러나 그때는 시술 생각이 전혀 없었는 걸 ㅠㅠ 아님 이제 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오빠 정자라도 미리 한국 병원에 얼려 놓고 왔으면 참 좋을 뻔했다.ㅋㅋ

미국은 한국 시술비에 비해 무려 8-10배의 가격 차이가 난다.(IUI -인공수정-시술 자체의 비용 + 약값 포함. 물론 보험을 적용하면 또 살짝은 낮아지겠지만 다른 피검사나 심장 내과 전문의 진찰이나 여러 가지를 더하면 실로 엄청난 금액이 소요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시험관을 19차까지 해서 성공하셨다는 분의 유튜브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나도 그렇게까지 장기 전이 된다면 과연 내 몸과 마음이 버텨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내가 장기까지 가는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